※ 아래의 글은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디지털 문화> 수업에 제출했던, 2009학년 1학기 기말 연구주제 제안서입니다.
검색능력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해석
- 라깡의 ‘상징계, 상상계, 실재계’를 통해 본 ‘resource literacy’
정보사회에서 ‘검색’은 하나의 리터러시로 여겨진다. Know-how의 시대가 아닌, Know-where의 시대로 이동하면서, 현대인에게 ‘정보’는 ‘지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WWW을 통한 ‘정보습득’은 소위 현대인에게 ‘지식의 보철화’[1]현상을 낳고 있다. 따라서 ‘검색능력’은 또한 하나의 능력으로서 그 가치의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이는 ‘information literacy’[2]라는 용어로, 이미 미국에서도 학생들의 정보활용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로서 중/고등교육의 과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검색능력은 크게 2가지로 접근한다. 하나는 하드웨어적 접근이고 다른 하나는 소프트웨어적 접근이다. 하드웨어적 접근은 검색능력을 위해 요구되는 기본적 환경 요소를 지칭한다. 컴퓨터, 휴대전화 등 개인의 정보 접근력을 강화하고 보완하는 기기, 도구들을 의미한다. 특히, 개인의 이동성과 제품의 휴대성이 강조되는 현대사회에서 노트북은 하드웨어적 능력을 보강하는 필수불가결 하드웨어이다. 최근, 노트북의 미니노트북화 그리고 휴대전화의 스마트폰화는 이러한 이동성과 휴대성이 동시에 강조되면서, 개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하드웨어의 제품화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소프트웨어적 접근은 개개인의 ‘검색능력’ 자체를 의미한다. 같은 검색엔진(네이버, 구글 등)을 사용하더라도 양질의 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취득하는 능력은 개개인마다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그 능력 자체가 ‘보철지식’ 사회에서 개개인의 능력을 판가름하는 잣대로 치부되기도 한다. 따라서 하드웨어 못지 않게 소프트웨어적 능력으로서 개인 검색능력 또한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현대사회에서 노트북이 없으면, 검색능력이 미비하면, ‘검색’을 통한 정보 접근력 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고, 다시 결국, 보철지식사회에서 지식의 장애인으로 삶을 영위할 수 밖에 없다.
Literacy 자체가 세상을 읽고 이해하는 방식으로서의 ‘하나의 시각’을 형성한다면, 이는 뉴미디어 시대의 새로운 ‘언어’로서 받아들여 질 수 있다. 그래서 literacy가 언어라는 전제아래, 필자는 ‘언어’를 이해하는 ‘또 다른 시각’으로서 후기구조주의를 information literacy 위에 포개어 보려 한다. 프로이트-라깡 이론은 이미 세계를 해석하는 방법적 도구로서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를 뉴미디어 영역에 까지 확장하는 작업은 결코 부자연스럽지는 않을 테다.
프로이트의 주체파괴 개념은 컴퓨터 모니터 앞의 인간은 하나의 단일 체계 아래에서 주체적인 ;인간’이기에는 너무 나약하다는 관점과 일맥상통한다. 매체미학에서 인간이 컴퓨터, TV, 휴대전화 등의 뉴미디어를 주체적으로 조작하기 보다는 적어도 그것의 인터페이스에 영향을 받으며, ‘어느정도의’ 구속을 염두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이와 같은 외양적 대면뿐만 아니라, 정보 자체로의 접근에 있어서도 ‘센스메이킹’과 같은 우연한 정보 습득이 인터넷 매개 정보탐색에서 중요한 이론으로 자리매김한다. 이는 라깡의 주체 분열과 현상적으로 맞닿는 지점이다.
무의식적 욕망을 새롭게 해석한 ‘라깡’은 이를 상징계, 상상계, 실재계라는 체계 안에 집어넣으면서, 언어 체계 내에서 길을 잃지 않고 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 Literacy 역시 언어를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라는 관점에서 이는 언어학의 계보를 잇고 있는 ‘라깡’ 이론과의 접합점을 찾을 수 있겠다.
여기서 은유는 검색엔진이다. 언어학에서 은유는 계열체paradime로서, 다른 ‘가능성’의 세계를 염두해두는 개념이다. 각각의 검색엔진 또한 같은 검색어에서 다른 결과물을 도출하기 때문에, 다른 가능성들을 가정한다.
환유는 검색능력을 일컫는다. 검색 이 후의 결과물을 일렬로 나열하면, 그것은 하나의 정보적 문장을 형성한다. 곧, 통합체로서의 일련의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이다.
검색엔진’만’을 직접적으로 활용하는 정보탐색자는 상상계에 존재한다. 라깡의 말하기를 상상계는 은유로 점철되기 때문이다. 즉, 은유로서의 검색엔진을 계속적으로 탐색하는 활동이 상상계에서 벌어진다. 정보탐색자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하나씩 모아가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상상하는 결과물에 근접해가는 과정은 상징계에서 일어난다. 상징계는 은유와 환유가 함께 있는 공간으로서, 탐색자는 검색과정과 검색물을 함께 공유한다. 중요한 사태는 다음 과정에서 일어난다.
라깡 이론에서 상징계에서 실재계로의 이동은 중요하다. 이데올로기 구조를 타파하고 주체가 스스로 언어구조의 부조리를 타파하면서 실재계로 ‘미끄러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드웨어적으로 literacy가 결여된 사람이나, 소트트웨어 적으로 literacy가 부족한 사람은 실재계로 넘어가지 못한 채, 상징계에 머문다. 즉, 노트북을 소유하지 못하여, 정보접근력에서 노트북 소유자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사람이나 검색능력이 타인에 비해 속도가 느리거나 효율이 떨어져서 원하고자 하는 정보를 쉽게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결국 상징계에 머무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검색활동이 어디에서 멈추는가 하는가이다. 그것은 오프라인과 연계하는가의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이가 한 상점의 정보를 찾기 위해 네이버 지도를 탐색한다고 가정하자. 그 사람이 그저 네이버 지도를 보며, ‘장소의 위치’를 그저 알기만 한 채로 정보탐색이 멈출 수 있다. 또한, 이것이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 ‘장소의 위치’로 직접 찾아가는 것이다. 그것을 위해, 그 사람은 장소에 대한 보다 깊은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체계 내에 머무른다. 이는 실재계 이상의 그 무엇일 테다. 필자는 이에 대한 보다 깊은 관찰을 통해 속성을 파악하고, 적절한 용어를 부여할 것이다.
이처럼, 라깡이론을 차용하여 검색 일반에 대한 접근과 개인/도구의 검색능력을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 본 글의 목적이다. 이는 literacy 개념을 보다 강화하여, web 서핑 역시도 하나의 ‘언어’로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철학적/미학적으로 제시할 수 있겠다.
Embodied Visulality로 회기하는 인터페이스 양식
- Self-present에서 self-fullfilling으로의 강화
Manovich는 인터페이스 양식의 계보사를 살펴보면서, 인쇄물 양식, 스크린 양식, HCI 양식을 제시한다. 과거의 인쇄물 양식은 스크린 양식으로 발전하고, 컴퓨터의 등장으로 HCI양식이 등장하나, 그것 역식 인쇄물과 스크린 양식을 재매개하는 양태로 나타난다고 조심스럽게 진단한다. 하지만, 필자는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HCI 고유양식 체계가 물론 발전하였지만, 인쇄물/스크린/HCI 양식을 포괄하는 이른바 visuality의 강화로 판단하고자 한다. 이는 Writing literacy와의 세력 대결구도에서 파생한 필자의 관점이라 하겠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현대사회는 writing literacy를 점점 극대화하지 않는 universal design으로 걸어가고 있다. 다시 말해, 중세로의 회기라고 진단 할 수 있겠다. 중세 시대의 성당은 writing literacy가 없는 사람들을 위해, 성당 곳곳을 회화, 벽화, 스테인글라스 등으로 뒤덮었다. Visuality를 통해 계몽 하고자 하는 신학의 욕망이 성당 design에 스며들었다. 오늘날은 중세의 성당이 전지구적으로 확대하였다고 본다. 강남대로가 중세 성당의 회랑이며, 고층빌딩이 성당의 벽이고, 갖가지 사물이 성당 집기들인 것이다. 이를 뉴미디어로 확장해보면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가?
텍스트,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라는 본래 질료적 특성이 어떻게 visulality를 획득하는지를 살펴보아야 하겠다. 먼저, 텍스트는 최근 폰트산업의 창출로 그것의 모양새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단적인 예이고, 이를 보다 넓은 관점에서 살펴보면, 왈터 옹의 언급처럼, 구술성과 문자성의 대비에서, 뉴미디어는 구술성의 강화로 이어진다. 2차 구술시대의 등장이다. 이는 곧 wiring literacy의 해질녘을 그린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디오의 부활을 점치기도 한다. 하지만, 오디오 역시 visulality의 영역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산업적 측면에서, 최근 MTV를 통한 음악 발전 양태를 살펴보자. 흔히 한류음악 산업을 평가할 때, 그것에 대한 근본적 분석을 회한시 한다. 한류의 선두주자, SM은 음악을 작사/작곡할 때부터 가수들의 퍼포먼스를 염두 한다. 그것은 곧, visulalty에 의한 music의 점진적 지배현상이다. 파란 네모는 곧 네이버이고, 하얀 창은 곧 구글이다. 이처럼, 뉴미디어 산업영역에서는 ‘브랜드화’를 통해 visulality를 강화한다. 이처럼, 흩어져있는 visulalty의 속성은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몇 가지의 표상적 성격을 띄고 있다.
필자는 표상을 해석하는 도구로 필자는 파노프스키의 도상해석학을 차용하고자 한다. 표상된 형식에 대한 개념 구축의 과정을 파노프스키로부터 시작할 터이다. 그리고 그 해석의 대상을 2가지로 상정한다. 하나는 물체 자체 스스로가 표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 본연의 표상성이다.
현대 사회에서 2개의 대상 모두 자기표현적self-present 성격이 강하다. 그리고 이것은 자기 충족적 self-fullfilling형태로 발전하면서, 그들의 face를 더욱 강화한다.
그 과정은 어빙 고프만의 face 이론을 토해, 어떻게 자신들의 face를 강화/구축하는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리고 인간의 경우, 이를 소위 연기론에서 언급되는 스타니브스키의 이론을 가져오고자 한다. 즉, face 구축의 실제 과정을 연기와 실제행동 사이의 연관성을 통해 찾아보려 한다.
비공간의 확장적 개념
- 점, 선, 면 공간학 개념을 이용한 이동성/휴대성 고사용자 분석
먼저, 사람의 목적적 흐름을 기준으로 공간을 구분하려 한다. 그것은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점중심, 선중심, 면중심 활동이다. 선,점,면의 구분은 일정 시간이 흐르는 동안 뉴미디어 이용자의 공간활동 영역을 의미한다. 점중심 활동은 하나의 특정 공간에 오래도록,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며 뉴미디어에 접속하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장소는 방room에 기반하는 특성이 강하다. pc방, 집 안, 멀티방, 노래방 등이 그것이다. 이를 일생이라는 긴 시간으로 확장해서 살펴보면, 현대사회에 접어들면서 특히 10대 시대에 방에서의 활동이 두드러진다.
선중심 활동은 교통수단 또는 교통인프라에 기반한다. 버스, 지하철이 다니는 공간을 중심으로, 자동차 도로가 존재하는 장소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서울에서는 특히 지하철 2호선을 중심으로 뉴미디어 집중공간이 펼쳐진다. 최근 강남역에 생긴 뉴미디어 폴은 행정적 차원에서 뉴미디어를 번화가에 직접적으로 활용한 예이다. 또한 선중심 활동은 이동성이 높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일어난다. 그들의 특징은 강한 이동성의 속성 때문에 휴대성이 강한 물건(들)을 소유한다는 것이다. 젋은 층과 직장인을 중심으로 이러한 활동은 주로 일어난다.
면중심 활동은 지역적 공간에 기반한다. 이동성이 적고, 정주성이 강한 사람들이 이러한 부류에 속한다. 나이가 지긋한 노년층이 특히 그들인데, 특정 지역에서 뉴미디어와 접한다.
필자는 특히 선중심 활동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이동성이 강한 현대인의 특성을 가장 잘 대변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크게 목적적 활동의 유무에 따라 주체적인 사람과 주체적이지 않은 인물들로 분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주체적이라 한다면, 특정 목적을 스스로 강하게 인지하면서 그 행동을 임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 도서관/스타벅스 등에 상주한다든가의 예가 그것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곳은 ‘주체적이지 않은 공간’이다. 예를 들어, 버스를 살펴보자. 버스 역시 ‘이동’이라는 목적을 가지는 공간이다. 하지만, 자본교환을 통해 ‘이동’의 목적을 ‘행하는 행동’을 기사에게 위임한다. 다시 말해, 직접적으로 목적과 맞닿아 있지 않다. 특정 목적을 ‘간접적으로’ 행하기 때문에, ‘주체적이지 않은 공간’이다. 이러한 공간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이동공간은 물론 포함한다. 그 외에도 잠시정차pause 공간이 있다. 화장실에 앉아있는 공간, 잠자기 직전의 잠시 동안의 공간 등이 그것이다. 이는 행동의 본질적인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잠시동안의 ‘잠시멈춤’이 필요한 행동들을 일컫는다.
주체적이고 주체적이지 않은 공간의 분류의 실재는 공간분석을 통해 가능하다. 필자는 이를 위해 몇몇 공간에 대한 사진분석을 통해 접근하려 한다. 플리커(www.flickr.com)에 공개된 세계 각지의 공간 대상 사진을 수집하여, 양적분석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한국이라는 IT 선진국’만’의 특징은 무엇인지 또한 도출할 수 있으리라 본다.
[1] Alison Landsberg는 보철지식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그가 말하는 보철지식은 "자신의 직접 경험으로 부터 오지 않은 기억"이다. 그리고 그는 이식된 기억이 진짜 기억과 불완전한 경계를 갖고 긴장관계를 형성한다고 지적한다.
(출처 : Prosthetic Memory: The Transformation of American Remembrance in the Age of Mass Culture) 필자는 이 책에 대한 언급을 <융합기술개론> 수업에서 들어서 알고 있음.
[2] Information literacy는 크게 Tool literacy, Resource literacy, Social-structural literacy, Research literacy, Publishing literacy, Emerging technology literacy, Critical literacy로 나뉜다. 필자가 지적하는 검색능력은 Resource literacy와 관련한 개념이라 할 수 있겠다.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Information_liter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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